2026. 7. 7.
[행정법 판례분석 09] 처분사유의 추가·변경과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온천발견신고 사건)
행정청이 소송 중 처분사유를 변경할 수 있는 실체적 한계인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과 시간적 한계를 온천발견신고 수리거부 사건 등 대법원 판례를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목차
[행정법 중요 판례 분석] 시리즈의 아홉 번째 글에서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법리를 다루고자 합니다.
행정청이 처분을 발령할 당시 제시했던 사유를 소송 도중에 다른 사유로 바꾸거나 추가하는 것을 무제한 허용한다면, 국민의 방어권은 심각하게 침해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대법원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라는 엄격한 한계 내에서만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온천발견신고 수리거부 사건(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누3052 판결)을 중심으로 해당 법리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사안의 원고는 온천을 발견한 후 관할 행정청에 온천발견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행정청은 "온천으로서의 이용가치 및 기존의 도시계획이나 공공사업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신고수리를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불복한 원고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던 중, 행정청은 당초의 거부 사유만으로는 처분의 적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당 수온이 법정 규정온도에 미달되어 애초에 온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로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행정청이 소송 중에 '기존 도시계획에의 지장'이라는 당초 처분사유를 '규정온도 미달'이라는 새로운 사유로 추가·변경하는 것이 적법하게 허용되는지 여부입니다.
2. 대법원의 판단: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결여
대법원은 행정청의 처분사유 추가·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법리적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당초의 처분사유인 '기존 도시계획 및 공공사업에의 지장 여부'는 주변 환경 및 공익적 상황에 대한 거시적인 평가인 반면, 소송 중 추가된 '규정온도 미달'은 수온이라는 과학적·물리적 사실에 관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두 사유가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므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결과적으로 행정청의 처분사유 추가·변경은 허용될 수 없다고 확고히 판시하였습니다.
3. 판례의 법리적 의의 및 수험 지침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실체적·시간적 한계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파트는 사례형 및 지문형 문제로 매우 빈출되는 영역입니다. 실전 대비를 위해 다음의 요건들을 반드시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한계선은 오직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주관적 인식 무관):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당초 처분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당초의 처분사유와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면 처분사유의 추가나 변경은 결코 허용되지 않습니다.
시험 지문에서 "당사자가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허용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면 명백한 오답(X)입니다.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시간적 한계:
행정청이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다른 사유를 적극적으로 주장·증명하는 것은 무한정 허용되지 않으며, 오직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만 허용됩니다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두17043 판결).
상고심(대법원) 단계에서는 새로운 사유의 추가가 불가능합니다.
동일성 부정(처분사유 추가·변경 불가) 핵심 판례 3대장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는 '동일성 부정' 판례들을 세트로 묶어 암기해 두시기 바랍니다.
온천 사건 (대판 92누3052): '기존 도시계획 등 공공사업에 지장' → '규정온도 미달'
정보공개 사건 (대판 2001두8827): '내부적인 의사결정 과정' →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
의료보험요양기관 사건 (대판 99두6392):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미비치' → '보건복지부장관의 서류 제출명령 위반'
마무리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은 단순히 행정청의 무기를 바꾸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소송의 성패와 당사자의 방어권을 좌우하는 핵심 분수령입니다. 행정처분이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처분 당시에 명확하고 적법한 사유를 갖추어야 하며, 소송 도중에 이를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본 판례의 실질적인 교훈입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법률적 평가를 배제한 채 오직 '순수한 사회적 사실관계'의 결이 같은지 다른지부터 객관적으로 솎아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동일성 부정 판례 3대장'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머릿속에 공식처럼 각인해 두신다면, 흔들림 없이 정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과 고득점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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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검수
정대영
엘루션 대표 · 변호사
총 법조 경력 약 19년 · 송무 500건 이상
엘루션 대표 정대영 변호사입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 출신으로 약 19년간 공익법무관·로펌·대표변호사를 거치며 500건 이상의 송무를 수행했습니다. 민사·행정 전문변호사이자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 분쟁과 민사집행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본 칼럼은 수험 학습을 위한 개념 정리이며, 엘루션의 편집 기준에 따라 변호사의 검수를 거칩니다. 구체적 사안의 법적 판단은 별도의 법률 상담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