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16.
불법 건축물이라고 해서 행정청이 곧바로 철거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대집행은 일정한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허용되며, 법원은 그 요건을 비교적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허가 증축물에 대한 철거 대집행 계고처분이 위법한지 다투어진 사건을 통해, 대집행의 요건과 한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행정법 중요 판례 분석 18] "불법 증축이긴 한데, 건물이 더 예뻐졌는데요?" - 무허가 증축 철거 대집행 계고처분 사건
1. 사실관계의 재구성: "돈도 많이 들고 굳이 철거해야 합니까?"
어떤 건물주 甲이 관할 행정청의 허가도 받지 않고 자기 건물에 불법으로 무단 증축을 감행했습니다. 이를 뒤늦게 적발한 행정청은 甲에게 "스스로 철거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죠. 하지만 甲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화가 난 행정청은 드디어 칼을 빼 들고, "네가 안 부수면 우리가 대신 철거하고 비용은 네게 청구하겠다!"라며 행정대집행의 첫 단계인 '계고(戒告)처분'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甲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甲의 주장은 황당하면서도 일리가 있었습니다. "판사님! 제가 무허가로 증축한 것은 백번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증축하고 나니 건물 미관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게다가 이걸 다시 철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이깟 불법 증축 하나 내버려 둔다고 나라가 무너집니까? 무조건 철거하겠다는 건 너무 가혹합니다!"
과연 법원은 "어찌 됐든 불법이니까 무조건 철거해!"라는 행정청의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아니면 "철거의 실익이 없다"는 甲의 주장을 받아주었을까요?
2. 법원의 판단: "단순한 의무 불이행만으로는 포크레인을 부를 수 없다!"
대법원은 놀랍게도 甲의 손(계고처분 위법)을 들어주었습니다. 행정청의 대집행 발동이 위법하다는 것이죠.
대법원은 행정대집행이 적법하기 위한 아주 엄격한 요건을 강조했습니다. 단지 국민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집행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집행을 하려면 그 의무 불이행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심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여야만 비로소 허용됩니다.
이 사건 건물의 경우, 비록 무허가 증축이긴 하지만 그로 인하여 오히려 건물의 미관이 나아졌고, 이를 철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불법 증축물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고 해서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대집행의 필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건물철거 대집행 계고처분은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3. 핵심 정리
행정상 강제집행 파트에서 '대집행의 요건'은 무수히 많은 OX 지문을 만들어냅니다. 출제위원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다음 공식들을 떠올려야 합니다.
정리 1: 대집행의 4대 요건 (공.대.보.심)
대집행이 발동되려면 ①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일 것, ② 대체적 작위의무일 것, ③ 보충성(다른 수단 확보 곤란), ④ 심히 공익을 해할 것이라는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시험 지문에서 "무허가 증축부분으로 인하여 건물의 미관이 나아지고 철거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하더라도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을 할 요건에 해당된다."라고 나오면 가차 없이 'X(틀린 지문)'를 고르셔야 합니다.
정리 2: 요건을 갖춰도 대집행은 '재량행위'다!
위의 4가지 대집행 요건을 완벽히 충족했다면, 행정청은 무조건 대집행을 해야만 할까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대집행을 발동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로 봅니다. "대집행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다수설과 판례는 기속행위로 본다."는 기출 지문 역시 완벽한 'X'입니다.
정리 3: 꼼수는 안 통한다 (불가쟁력과 무관)
"의무를 명하는 행정행위가 불가쟁력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집행을 할 수 없다."는 지문이 자주 출제됩니다. 이 역시 'X'입니다. 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하지 않아 당사자가 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중이더라도,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이상 대집행은 언제든지 착수할 수 있습니다.
정리 4: 계고의 타격점은 명확해야 한다!
만약 철거해야 할 불법 건물이 A와 B의 '공유'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판례는 "위법한 건물이 2인 이상의 공유인 경우 공유자 1인에 대한 계고처분은 다른 공유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다"고 명확히 선언했습니다. 각자에게 개별적으로 정확하게 계고를 날려야 합니다.
의무 불이행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집행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를 그대로 두는 것이 심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 비로소 허용된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요건을 하나씩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면 사례형 문제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본 글은 수험 학습을 위한 판례 정리이며, 구체적 사안의 법적 판단은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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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검수
정대영
엘루션 대표 · 변호사
총 법조 경력 약 19년 · 송무 500건 이상
엘루션 대표 정대영 변호사입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 출신으로 약 19년간 공익법무관·로펌·대표변호사를 거치며 500건 이상의 송무를 수행했습니다. 민사·행정 전문변호사이자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 분쟁과 민사집행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본 칼럼은 수험 학습을 위한 개념 정리이며, 엘루션의 편집 기준에 따라 변호사의 검수를 거칩니다. 구체적 사안의 법적 판단은 별도의 법률 상담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