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17.
[전문 칼럼] 사업시행계획 하자를 이유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다툴 수 있을까?
도시정비사업의 단계구조와 인가처분의 보충행위 성격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목차
행정법을 학습하시다 보면 사인의 공법행위와 행정행위가 결합되어 복잡한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기본행위'와 '보충행위(인가)'의 법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정비사업 절차는 행정법 쟁송 파트에서 매년 출제 1순위로 꼽히는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오늘은 수험생 여러분이 시험장에서 가장 헷갈리기 쉬운 질문, "기본행위인 사업시행계획에 하자가 있을 때, 이를 이유로 보충행위인 사업시행계획인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명쾌하고 깊이 있게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1. 기본 개념의 이해: '기본행위'와 강학상 '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행정법상 '인가'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강학상 인가란 제3자의 법률행위를 보충하여 그 법률효과를 완성시켜 주는 보충적 행정행위입니다. 여기서 인가의 대상이 되는 제3자의 법률행위를 '기본행위'라고 부릅니다.
인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보충성'입니다. 인가는 어디까지나 기본행위를 전제로 하여 그 효력을 완성시켜 줄 뿐, 적극적으로 기본행위의 하자를 치유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기본행위가 불성립 또는 무효인 경우에는 비록 그에 대한 행정청의 인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무효인 그 행위가 유효한 것으로 바뀔 수는 없습니다.
2. 사업시행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인가의 법적 성질
정비사업에서 주택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수립하는 '사업시행계획'은 기본행위에 해당하며, 이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이 내리는 '사업시행계획인가'는 강학상 인가(보충행위)에 해당합니다.
즉, 조합이 뼈대를 만들면 행정청이 인가라는 도장을 찍어줌으로써 그 계획이 비로소 완전한 법적 효력을 갖추게 되는 구조입니다.
3. 판례의 태도: 기본행위의 하자를 내세워 인가처분을 다툴 수 없다
그렇다면 조합이 만든 사업시행계획(기본행위) 자체에 위법한 하자가 있는데, 행정청이 이를 간과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내주었다면 누구를 상대로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가처분 자체에 고유한 하자가 없는 한, 기본행위(사업시행계획)의 하자를 이유로 곧바로 행정청의 인가처분에 대한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매우 확고한 법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1두25173 판결: "기본행위가 적법·유효하고 보충행위인 인가처분 자체에만 하자가 있다면 그 인가처분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인가처분에 하자가 없다면 기본행위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따로 그 기본행위의 하자를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기본행위인 사업시행계획의 무효을 내세워 바로 그에 대한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20두48031 판결: "기본행위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에 하자가 있는데 보충행위인 관할 행정청의 사업시행계획 인가처분에는 고유한 하자가 없는 경우, 사업시행계획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곧바로 그에 대한 인가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재차 확인하였습니다.
4. 수험생을 위한 한 걸음 더: 올바른 권리구제(쟁송) 방법은?
그렇다면 위법한 사업시행계획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은 국민은 어떻게 구제를 받아야 할까요? 인가처분을 다툴 수 없다면, 소송의 대상은 '기본행위(사업시행계획)' 자체로 향해야 합니다.
이때 쟁송의 방법은 행정청의 '인가'가 내려지기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므로 수험적으로 완벽히 구별하셔야 합니다.
인가 전: 아직 사업시행계획이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을 발생하기 전이므로,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조합총회결의'의 하자를 다투어야 합니다. 이는 행정처분(사업시행계획)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에 관한 공법상 법률관계의 분쟁이므로, 조합을 피고로 하여 '당사자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인가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가 있게 되면 해당 사업시행계획은 이해관계인에게 구속력을 갖는 독립된 '구속적 행정계획(행정처분)'으로 격상됩니다. 따라서 이때는 조합을 피고로 하여 발효된 '사업시행계획' 자체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이미 처분으로 확정된 이후에는 총회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당사자소송으로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수험생을 위한 최종 요약 암기 포인트]
시험장에서 1초 만에 정답을 골라낼 수 있도록 핵심 쟁점을 딱 3가지 포인트로 요약해 드립니다.
인가처분에 고유한 하자가 없는 한, 기본행위(사업시행계획)의 하자를 이유로 보충행위(인가처분)의 취소나 무효를 구할 수 없다.
인가 고시가 나기 전이라면, 조합을 상대로 총회결의의 하자를 다투는 당사자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인가 고시가 난 후라면, 조합을 상대로 처분으로 격상된 사업시행계획 자체를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 이 단계에서 총회결의만을 따로 당사자소송으로 다투면 각하됩니다.)
마치며
요약하자면, 기본행위에 하자가 있을 때는 기본행위를 다투는 것이 원칙이며, 인가처분에 고유한 하자가 있을 때에만 인가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고득점을 위해서는 "기본행위 하자로 인가를 다툴 수 없다"는 1차원적인 암기를 넘어, "그렇다면 무엇을, 누구를 상대로 다투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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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검수
정대영
엘루션 대표 · 변호사
총 법조 경력 약 19년 · 송무 500건 이상
엘루션 대표 정대영 변호사입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 출신으로 약 19년간 공익법무관·로펌·대표변호사를 거치며 500건 이상의 송무를 수행했습니다. 민사·행정 전문변호사이자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 분쟁과 민사집행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본 칼럼은 수험 학습을 위한 개념 정리이며, 엘루션의 편집 기준에 따라 변호사의 검수를 거칩니다. 구체적 사안의 법적 판단은 별도의 법률 상담이 필요합니다.